2025년부터 3개월만 근무를 해도 퇴직금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근로자의 복지 향상을 위하여 필요하고 바람직하다. 하지만 복지 향상에는 근로자의 책임감과 직업의식의 개선이 동반되어야 한다. 그것이 선진국으로 가는 길이다. 근로자의 복지만 향상되고 직장에 손실을 끼치는 일부 근로자의 행태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더 큰 문제와 국민들의 피해로 이어진다. 

회사나 병원 등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직원의 갑작스런 퇴직과 이직이다. 일부 간호사, 임상병리사 등은 하루 전에 또는 몇 일 전에 갑자기 이직한다고 알린다. 이유는 집에서 가까운 곳에 새 직장을 구했다거나 개인적인 이유라고 말한다. 

이직하는 것은 좋지만 다니던 직장에서 후임자를 구할 시간을 주어야 하는데 미안함이나 꺼리낌이 없다. 왜 유독 한국만 그럴까. 미국은 직원을 채용할 때 대부분 이전 직장 상사의 추천서를 요구한다. 일본도 경력직 채용 시 추천서를 많이 요청한다. 현 직장은 어떻게 되든 상관없이 자기 편의만을 위하여 결정하는 근로자들이 종종 있다. 모든 직종에 해당되겠지만 특히 병원의 경우 정말 난감해 진다. 외래 진료, 검사, 수술을 받을 환자들이 이미 예약되어 있는데 갑자기 이직한다고 하고 떠난다. 이를 막을 아무런 제도적인 장치나 방법이 없다. 

미국과 같이 이전 직장의 추천서를 제출하게 한다면 이렇게 갑자기 그만두지 못할 것 같다. 비디오뇌파검사 등 매우 어렵고 정밀한 검사를 몇 개월 동안 잘 훈련시켜 놓았는데 갑자기 그만 둔다고 한다. 유명한 병원과 어렵고 힘든 검사실 경력은 오히려 그 직원이 다른 직장을 구하기 쉽게 한다. 하지만 일하던 병원은 정말 난감한 상황에 빠지고 당장 진료, 검사, 수술을 받아야 하는 중증 환자들이 큰 피해를 보게 된다. 

3개월 후 퇴직 급여 제도는 갑작스런 이직을 더 증가시킬까 많은 분들이 걱정하고 있다. 그 피해는 결국 회사와 병원 및 국민들에게 돌아간다. 사회복지의 선진화에는 근로자의 책임감과 직업의식의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 이것은 양심에만 호소해서는 안 된다. 고용노동부는 경력직 채용 시에는 지금 일하는 직장의 추천서 또는 평가서 제출을 제도화하거나 그런 직업문화를 조성하라. 빅4 병원 중 한곳의 외래 진료실은 정말 가관이다. 

의사는 환자를 열심히 진료하고 있는데 간호사는 뒤에서 개인 핸드폰을 보고 있다. 진료 내내 아예 개인 핸드폰을 손에 들고 다닌다. 개인적인 카톡이나 진료와 관계가 없는 내용을 보는 것이다. 의사는 간호사에게 진료 중에는 핸드폰을 적당히 보라고 부탁하지만 들은 척도 안 하거나 핸드폰을 보는 자유를 왜 제한하냐고 말한다. 

그것을 바라보는 환자들의 마음은 무너진다. 진료 중에 간호사가 진료와 관계없는 핸드폰을 보고 문자를 하는 것이 진정한 자유인지 묻고 싶다. 만약 버스나 택시 운전사가 핸드폰을 보면서 운전을 한다면 어떻게 될 까. 운영간호사에게 개선을 요청하였지만 어렵다고 한다. 지적하면 간호사가 갑자기 그만 두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상황들이 모두 쉬운 퇴직, 이직과 관련이 있다. 하지만 필자가 새로 옮긴 병원의 외래 간호사는 전혀 다르다. 

진료 중에는 개인 핸드폰을 아예 꺼내 놓지도 않고. 외래 진료가 저녁 7 - 8시까지 지연되어도 힘든 내색을 전혀 안한다. 진료가 늦게 끝나도 환자들의 상담 전화 질문지를 여러 장 들고 물어본다. 두 명의 천사 간호사들과 진료하고 있다. 한국에도 경력직 채용 시에는 현재 근무 중인 직장의 추천서를 요구하는 문화의 정착과 제도적 뒤받침이 정말 시급하다.

                                                 홍승봉교수  성대의대 신경과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