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 제약-바이오 분야 상위기업들은 기술거래-M&A로 승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본지는 지난 7~10일 사이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2019' JP Morgan Healthcare Conference 글로벌 제약사들의 움직임에서 이 같은 흐름을 읽을 수 있었다. 글로벌 메이저(외국) 제약기업 들의 동향을 정리 했다(편집자).

■ BMS는 ?

BMS의 지오반니 카포리오(Giovanni Caforio) CEO는 "세엘진 인수를 계기로 신약 R&D 파이프라인이 2배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인수합병의 최우선 목표는 신제품 출시, 24개월 이내 6개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협상 직후부터 출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했다.

BMS는 이달 3일 희귀질환 특화기업 세엘진(Celgene)과 740억달러(약 83조 4350억원) 규모의 인수합병(M&A) 계약을 체결, 세계를 놀라게 했다.

양사의 만남은 제약업계 역사상 4위의 초대형 거래규모라는 점에서, 지속여부를 떠나 센세이션이다.

실제로 애널리스트들은 "다발골수종 치료제 '레블리미드'의 특허만료로 매출급감 위기에 처한 세엘진을 지나치게 비싼 값에 사들였다. 세포치료제에 집중된 파이프라인 역시 위험 부담이 크다"는 등 의구심이 제기했다.

실제로 세엘진의 마크 알레스(Mark Alles) CEO와 카포리오 CEO가 연자로 초청된 컨퍼런스 현장에서는 "레블리미드 제네릭이 예상보다 빨리 출시된 데 따른 매출 손실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쏟아져 나왔다고 한다.  

▲ BMS와 세엘진이 공개한 합병 이후 파이프라인 변화(출처: JP모건 발표자료)

카포리오는 CEO는 두 기업의 파이프라인이 갖는 시너지 효과를 근거로 이 같은 논란을 일축했다. 현장 프리젠테이션에서는 두 기업의 합병절차가 완료됐을 때, 3상임상 프로그램은 10개로 증가하게 된다"고 했다.

카포리오는 "거래는 과학과 혁신에 기반한 결정이다"면서 "고형암과 혈액암 분야에서 면역항암제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고, 면역염증질환 분야 5위 기업으로 올라서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이어 "다발골수종 블록버스터(레블리미드/특허만료) 없이도, 강력한 회사를 만들어갈 수 있다. 25억달러의 비용절감 목표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길리어드사는 ?

최근 변화-기로에 선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신년 사업계획이 눈길을 끌었다.

컨퍼런스 첫날 프리젠테이션은 길리어드의 로빈 워싱턴(Robin Washington)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맡았다. 그는 "올해 자금활용 최우선 목표는 M&A 이다. 부채탕감과 주식환매도 고려대상이지만, 바이오텍을 합병하는 데 가장 주력할 계획"이라고 발언, 주위를 놀라게 했다.

길리어드는 주분야인 암과 염증질환, NASH 등에서 과학적 차별성을 갖춘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기업의 M&A를 겨냥한다.

▲ 길리어드의 C형간염 분기매출 변화(단위: 백만$/출처: 길리어드 2018년 3분기 실적에서)

길리어드는 소발디, 하보니 등 간염 치료제의 매출이 급감, 암-염증질환-비알콜성지방간염(NASH) 등의 치료영역을 새 타깃으로 삼는 등 적극적인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길리어드는 작년 말 로슈 출신의 다니엘 오데이(Daniel O’Day)를 차기 이사회 회장 겸 CEO로 임명, 컨퍼런스 개막 직전 유한양행과 최대 7억8500만달러(약 8800억원) 규모의 기술수입 계약을 체결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여진다.

그동안 세계 제약-바이오 시장 전문가들은 길리어드의 M&A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2017년 카이트파마를 119억달러에 인수했지만, CAR-T 치료제 '예스카타'가 예상보다 저조, 일각에선 항암제 분야에 특화된 또다른 회사를 인수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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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PARP 억제제 계열 난소암 치료제 '루브라카'를 보유한 클로비스 온콜로지(Clovis Oncology) 등이 유력 후보로 꼽혔다.

▲ 길리어드 보유한 HIV, 간질환 분야 파이프라인(길리어드/IR자료)

신임 CEO 공식 발령전 3개월간 임시대표를 맡은 그렉 알톤(Gregg Alton)은 "2018년 길리어드는 힘든 한해였다. 이에 2019년에는 큰 목표를 세웠다"면서 "3월에 신임대표가 합류하고 나면 회사가 안정기에 접어들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관련 프리젠테이션에 참석한 로라 하밀(Laura Hamill) 마케팅총괄 책임자는 "지난해 FDA 허가를 받았던 에이즈 치료제 '빅타비'에 대한 기대가 크다"면서 에이즈 치료제 역사상 시장에서 가장 성공적인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그는 "C형간염 복합제 '엡클루사'와 CAR-T 치료제 '예스카타' 등의 시장영향력을 키우는 데도 주력할 생각"이라고 했다.

■신약허가 시간-비용 절감...FDA 신설조직 만들겠다" 주의 이건 하지말 것

◀ 스콧고틀리브 FDA국장(FDA 홈피)

컨퍼런스 첫날 FDA의 스콧 고틀리브 국장은 FDA 홈피동영상 강연을 통해 모습을 보이면서 메시지를 전당했다.

스콧 고틀리브(Scott Gottlieb) FDA 국장은 신약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한 새로운 계획을 밝혔다.

그는 "신약개발과 규제당국의 평가 간소화, 해당 약제가 환자에게 도달하기까지 소요되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FDA에 'ODES(Office of Drug Evaluation Science)'라는 부서를 신설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 영상 강연에 따르면 FDA는 "올 상반기 중 의약품평가연구센터(CDER) 하부조직으로 ODES를 신설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최종 검토 단계이며, 50명가량의 인력이 배치될 것으로 보여졌다.

고틀리브 국장은 "제약사의 로우데이터가 클라우드 방식으로 업로드되는 시스템을 구축해 그래프, 표 등 데이터 가공에 필요한 시간을 줄일 수 있다"면서 "바이오마커와 같이 의약품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미리 가늠할 수 있는 지표도 적극 활용할 생각"이라며고 했다. "ODES 조직을 계기로 의약품 검토과정이 획기적으로 변화될 것"이라고 변화를 예고했다.

■엘러간 "보톡스 경쟁? 이기는 방법 알고 있다"

엘러간의 브렌트 선더스(Brent Saunders) CEO는 "보톡스의 경쟁제품이 출시되어도 회사 매출에는 전혀 지장이 없을 것"으로 낙관했다.

보툴리눔독소제제인 '보톡스'가 회사매출의 절대 비중을 차지하는 엘러간에겐 올해가 상당히 중요한 시기. 이는 대웅제약의 미국 파트너사 에볼루스는 올 봄 '나보타(DWP-450·미국상품명 Jeuveau)' 출시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볼루스가 FDA에 제출한 DWP-450의 허가신청 보완자료는 지난해 8월 초 접수됐다고 한다.  처방약유저피법(PDUFA)에 따른 심사일정 등을 고려할 때, 최종 허가는 오는 2월 2일 판가름날 전망.

▲ 엘러간이 제시한 글로벌 메디칼에스테틱 시장의 전망(JP모건 발표자료)

"경쟁이 치열해지더라도 엘러간은 계속해서 선두를 유지할 것이다. 우리는 경쟁에서 이기는 방법을 알고 있다"고 했다.

"제약바이오업계 에서 메디칼에스테틱시장 보다 나은 분야는 없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 프레젠테이션은 엘러간은 "올해 저작근(Masseter)에 대한 보톡스의 효과를 평가하는 2b상과 3상임상을 각각 미국, 유럽과 아시아, 캐나다 지역에서 개시한다. 조현병 정신병치료제로 개발 중인 카리프라진(cariprazine)의 연내 허가도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