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에 개인정보 유출 등 민형사 책임" 문제도

대한의사협회는 의사의·약사에 대한 '지출보고서' 작성-공개 의무를 제약사를 넘어 의약품 영업대행사(CSO, Contract Sales Organization)까지로 확대 적용하는 법안이 국회서 잇따라 발의되는데 대해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18일 대한의사협회(회장 최대집)에 따르면 최근 지출보고서 작성 관련 약사법 일부 개정법률안(고영인·정춘숙 의원 대표 발의)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는 의견을 국회와 복지부에 제출했다.

의협은 "개정안에 지출보고서를 인터넷(홈페이지)에 공개토록 하고 있는데, 이는 현행 법률과 제도 운영 방침과 모순되는 것으로, 대외적으로 공개될 경우 정보유출 등 민형사상 책임을 물어야 할 우려가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현행 약사법 시행규칙 제 44조 2제 2항에는 의약품공급자는 의료인 등이 본인에 대한 경제적 이익 등의 제공 내역에 관한 확인을 요청하는 경우에 그 제공 내역을 확인해 줘야 한다로 돼있다.

복지부가 작성한 '지출보고서 작성 가이드라인'은 지출보고서 확인은 "본인에 관한 내용에 한하며, 소속 의료인을 고용하거나 감독하는 관계에 있는 경우라도 본인 외에 이를 확인해줘서는 안되며, 이 경우 민형사상 책임을 지게 될 우려가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는 것 이다.

또 "의약품 공급자로부터 의약품의 판매촉진을 위탁받은 자의 경우도 복지부의 가이드라인에 의해 대행업체(CSO 등)에 업무를 위탁한 의약품공급자 등이 이를 작성-보관해야 하며, 이러한 대행업체가 지출보고서를 작성-보관할 의무가 없더라도 그 행위는 의약품 공급자의 업무를 대신 수행하는 것으로, 그 책임은 궁극적으로 의약품 공급자 등에 귀속된다고 설명하고 있다"고 상기시키고 있다.

의협은 "대행업체가 위탁받았다 할지라도, 의약품 공급자가 경제적 이익 등에 대한 책임이 명백히 존재해 지출보고서를 작성, 보관하고 있는 만큼 개정안과 같이 대행업체의 경제적 이익 제공에 관한 규제근거가 없어 입법 취지 달성에 한계가 있다"는 것은 근거가 미약하다면서 "개정안으로 정보유출 등 민형사상의 책임소재 발생 등 문제 소지가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고영인 의원은 법안 발의에서 "의약품 공급자뿐만 아니라 의약품의 판매촉진 업무를 위탁받은 자의 경제적 이익 제공 금지를 명시하고, 지출보고서 작성 의무자에 추가하는 한편, 지출보고서를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하도록 하고 벌칙을 강화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또 ▶정춘숙 의원은 "의약품 공급자로 부터 의약품의 판매촉진 업무를 위탁받은 자도, 경제적 이익 등 제공을 금지하고, 경제적 이익등 제공 내역에 관한 지출보고서를 제출하도록" 의무하는 법안을 발의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