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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장년 심장돌연사, 가족력 있으면 ‘유전성 부정맥’ 가능

중앙대병원, NGS 유전자검사로 유전성질환에 의한 심장돌연사 찾아 예방
장석기 기자 / sciencemd@daum.net
승인 20-07-29 09:55 | 최종수정 20-07-29 13:01  
 

어릴 때부터 간질로 약물치료를 받아오고 있던 고등학생 A군은 어느 날 간질 발작이 심해져 여느 때처럼 중앙대병원 응급실을 찾게 되었다. 짧게는 몇 초에서 길게는 2~3분까지 지속되는 A군의 간질 발작은 약을 챙겨 먹어도 조절되지 않을 때가 많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아이의 심전도 모니터에서는 심장 수축이 병적으로 빨라지고 심한 경우에는 급사에도 이르게 할 수 있는 ‘심실빈맥’이 나타났다. 아이의 간질은 심실빈맥으로 뇌혈류가 일시적으로 공급되지 않아 생기는 2차적인 현상이었던 것이다. 아이는 정밀검사 끝에 유전성 부정맥의 일종인 ‘긴 QT 증후군(Long QT syndrome)’으로 진단받고 부정맥 치료를 받으면서 이후 간질(심실빈맥) 발작은 한 번도 없이 대학생이 된 현재까지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다. 

 

 중앙대학교병원 심장혈관․부정맥센터 신승용 순환기내과 교수(진료사진)는 “‘긴 QT 증후군(Long QT syndrome)’은 유전성 심장질환으로 A군의 어머니는 심전도 검사에서 아이와 같은 ‘유전성 부정맥’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과거 외할아버지가 30대에 원인을 알 수 없는 심장마비로 돌연사 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갑작스런 돌연사의 주된 원인 중 하나인 심장마비 또는 심실빈맥은 보통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당뇨병, 흡연 등의 위험인자의 종합적인 결과로 관상동맥의 막힘으로 발생하는 급성심근경색과 같은 허혈성 심장병이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그런데, 실제 돌연사로 사망한 환자들을 분석해 보면 관상동맥에 병이 없거나 심하지 않은 10대부터 30~40대의 청장년층에서 발생하는 심장 돌연사의 경우 가족력이 있는 유전성 심장질환일 가능성이 있다.

 

 돌연사를 일으킬 수 있는 유전성 심장질환에는 ‘브루가다 증후군(Brugada syndrome)’, ‘긴/짧은 QT 증후군(Long/Short QT syndrome)', '비후성 심근증(Hypertrophic cardiomyopathy)', '부정맥 유발성 우심실 이형성증/심근증(Arrhythmogenic right ventricular dysplasia/cardiomyopathy)' 등이 있다.

 

 우리나라의 심정지 발생 수는 연간 25,000 명 정도로 매년 증가하고 있는데, 이중 기질적인 심장질환이 없는 급성 심정지 환자가 ‘유전성 부정맥’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며, 실제 대한심장학회가 2007년부터 2015년까지 국내 급성 심장마비 환자 1979명을 분석한 결과, 290명(14.7%)이 ‘유전성 부정맥’이 원인으로 밝혀졌다.

 

 관상동맥질환과 같이 후천적인 문제는 위험인자들의 적절한 관리로 예방하거나 위험을 낮출 수 있으므로 담배를 끊고, 유산소 운동을 통한 체중 관리에 신경 쓰고, 염분 섭취를 줄이며, 동물성 지방보다는 신선한 채소나 과일, 등푸른 생선, 견과류 등을 자주 먹으면 돌연사의 위험을 낮출 수 있다.

 

 하지만 유전성 부정맥의 경우는 관상동맥의 이상이 아닌 가족력이 있는 유전적 요인이 있는 심장질환으로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등 관상동맥질환 또는 기저질환이 없는 가운데 젊은 나이에 갑자기 돌연사할 위험이 있다.

 

 중앙대병원 심장혈관․부정맥센터 신승용 순환기내과 교수는 “유전성 심장질환에 의한 돌연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심장질환 가족력이 있다면 증상이 없거나 경미한 경우라도 부정맥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병원을 찾아 심장초음파, 심전도검사, 유전자검사를 통해 신중하게 평가하고 판단해볼 필요가 있다”며, “만약 이상 신호나 경고를 간과하게 되면 예방할 수 있었던 심장 돌연사를 피할 수 있는 기회를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 유전성 부정맥의 진단 과정에서 유전자 검사가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는데, 이중 최근 도입되어 널리 사용되고 있는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Next Generation Sequencing)' 기술을 통해서 유전자 이상이 병으로 발현되기 전 단계에서 유전성 심장질환 위험군을 미리 찾아 낼 수 있다.

 

 중앙대병원 신승용 순환기내과 교수는 “유전적인 이상만 있다고 치료를 결정하지는 않지만, 개별 환자에서 병의 진행 정도에 따른 돌연사 위험도를 평가해본 후 치료 방향을 결정해 급사의 위험도가 중등도 이상이라면 이식형 제세동기 시술을 신중히 고려하거나 경우에 따라서 고주파 전극도자절제술로 돌연사의 발생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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