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공의협의회(회장 이승우, 이하 대전협)가 최근 길병원 전공의 사망과 관련해 "병원 당직표도 이미 80시간을 초과해 불법"이라며 허위당직표에만 초점을 둔 언론 보도에 유감을 표했다.

대전협은 지난 14일 '수련환경 개선 촉구 및 전공의 사망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서 대전협은 길병원 故 신 전공의의 과도한 근무 시간 등에 문제를 제기하고 실질적인 수련환경 개선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 과정에서 대전협은 병원 측의 휴게시간의 임의 제외와 허위 당직표의 존재, 서류상의 오류 등을 지적했다.

대전협의 기자회견 이후 많은 매체들을 통해 길병원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대부분의 매체는 허위 당직표를 제시한 길병원을 향한 강한 질타의 목소리를 냈다.

이에 대해 대전협은 "병원 측에 공식적으로 제출된 자료만 보더라도 여러 부분에서 이미 전공의법 위반사항을 확인할 수 있다"며 단순히 허위 당직표에만 집중하는 언론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2015년 도입된 '전공의특별법'에 따르면 전공의 수련시간은 '최대 80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 그런데 길병원이 제시한 故 신 전공의의 주 평균 수련시간은 이미 80시간을 초과한 87시간이다.

물론 전공의법에서는 비정기적 교육에 한해서만 수련시간을 1주일에 8시간 연장할 수 있지만, 대전협은 "길병원에서는 정규 컨퍼런스 일정으로 매주 7시간을 초과해 최소 87시간의 수련시간을 부여했다"고 주장했다.

대전협의 이승우 회장(사진)은 “이 사건의 핵심은 전공의 부족 등 결원이 생기더라도 전공의법 위반이 되지 않으려면 병원에서 적극적으로 전문의를 채용해 해결하려는 의지가 필요하다는 것”이라며 “최대 수련시간이 80시간이라면 가급적 전공의 1인당 70시간 수준을 넘지 않도록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 회장은 “길병원 소아청소년과 의국은 고년차가 저년차에게 당직근무를 종용하는 경우 없이 매번 도와주며 서로가 서로를 의지하던 가족 같은 분위기였다”며 “故 신 전공의의 죽음으로 누구보다 가슴 아파할 유족과 충격에 빠져있을 동료 전공의를 생각해서라도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실질적인 수련환경 개선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