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돼지의 해 `기해년(己亥年)`을 맞아 임신과 출산을 계획하는 부부가 많다. 임신 계획에 있어서 35세 이상의 고령 산모나 고위험 산모는 미리 건강 상태를 꼼꼼히 체크할 필요가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출산 연령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어 더욱 주의를 요한다.

실제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출생통계 자료에 따르면 전체 출산 중 35세 이상의 산모 비중이 29.4%에 달했다. 날이 갈수록 증가하는 고령 산모와 고위험 산모의 건강한 임신 준비 방법에 대해 강동경희대병원(원장 김기택) 산부인과 설현주 교수(사진)의 조언을 들어봤다.

먼저 설 교수는 "산모의 몸 상태에 맞는 임신 시기를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설 교수는 "임신하기 좋은 적정 시기는 따로 있다. 이를 찾기 위해서는 산전 검사를 통해 산모의 질병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며 평소 건강 체크가 중요함을 언급했다.

산전 검사는 일정한 검사항목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고 담당의가 진찰 후 각자의 상황에 맞게 검사를 진행한다. 평소 건강한 여성이라면 △자궁경부암 검사, △초음파 검사, △혈액 검사, △소변 검사 등을 받게 된다. 만약 혈액검사에서 풍진과 B형 간염 면역력이 없다면 임신 전 미리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 B형 간염 예방접종은 6개월간 3회 받는데 접종 기간 동안 피임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풍진 예방접종은 생백신을 투약하므로 접종 후 한 달 이상은 피임해야 한다.

35세 이상 고령 산모의 경우 태아 염색체 이상, 고혈압, 당뇨병, 조산, 저체중아 등 불량한 임신 결과가 발생할 위험성이 높아 산전 검사가 필수다. 모든 고령 산모가 특별한 관리가 필요한 ‘고위험 임신부’를 의미하진 않지만, 35세 이상부터는 자신도 모르게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 질환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설 교수는 엽산 복용을 추천한다. 설 교수는 "임신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면 엽산을 미리 복용하는 것이 좋다. 엽산 복용은 태사의 신경관결손증 발생을 낮출 수 있다”며 임신 전후 관리의 필요성을 당부했다. 임신을 준비하는 기간에 월경이 규칙적이라면 월경 예정일에 임신테스트기를 통해 임신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건강한 임신 준비 방법 세 번째로 체계적인 산전 관리가 있다. 임신 초기는 유산 가능성이 가장 높으며 건강한 산모도 임신으로 인해 고혈압, 당뇨병 등 내과 질환이 생기기도 해 임신 초기부터 전문가와 함께 체계적인 산전 관리가 중요하다. 설 교수는 “임신 10주까지는 태아의 장기가 만들어지는 중요한 시기다. 복용하는 약물에 따라 기형 발생 가능성이 있어 모든 약제 복용을 의사와 상의하고 체계적으로 산전 관리를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당연히 산모의 금주와 금연은 필수적이다. 음주와 흡연은 모두에게 좋지 않지만, 특히 임산부에게는 치명적이다. 설 교수는 “임신 중 흡연은 태아 발육 부전을 유발하고 태아 기형 발생을 야기한다는 보고가 있다. 또 태아에 대한 위험성 이외에도 전치태반, 태반조기박리, 조기 양막파수, 조산과 같은 위험성이 두 배 이상 증가하고 출생 후에도 영아 돌연사 증후군에 의한 사망률이 3배 이상 높다”며 반드시 금연할 것을 당부했다.

음주도 임신 중에는 금기 사항이다. 알코올은 태아 기형 유발 물질로 알려져 있으며 얼굴 기형, 중추신경계 기형을 유발한다. 설 교수는 "태아 이상을 유발하는 최소한의 알코올 농도가 어느 정도인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소량의 술도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올바른 생활습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걷기, 수영, 요가 등 가벼운 운동은 바람직하지만, 운동은 되도록 임신 초기를 지나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설 교수는 "임신 중기 이후부터는 하루 100~300kcal 열량을 더 섭취하는 것이 좋다. 또 태아가 모체의 철분을 이용해 혈액, 근육 등을 만드는 시기이기에 빈혈 예방을 위해 철분제를 보충해야 한다. 음식은 제한하지 않고 골고루 먹는 것이 좋으나 참치통조림은 수은 중독의 위험성이 있어 일주일에 두 캔 이상은 먹지 않는 것이 좋다"며 철저한 식습관 관리도 언급했다.

아울러 카페인 섭취가 지나치면 조산과 유산, 사산 가능성을 높이고 신생아 체중에 나쁜 영향을 미치므로 주의하도록 해야 한다. 또 제대로 익히지 않은 고기나 오염된 채소는 선천성 태아 감염을 유발할 수 있다. 고기는 잘 익혀 먹고 채소와 과일은 깨끗하게 씻어 먹는 것이 좋다는게 설 교수의 마지막 조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