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 연간 3조6천억원 손실 산업붕괴 초래

"R&D 위축 성장 동력이 상실되고 고용감축

   수많은 실업자 양산 될 수 밖에 없다" 우려   

제약바이오 업계 비상대책위원회는 어제(22일)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에 " 약가제도 개편 재검토"를 촉구했다.

22일 제약바이오협회는 협회(서초구 협회 강당)서 열린 대책회의에서 "정부가 추진 중인 제네릭 산정기준이 안(案)대로 낮아지면 사업 지속성을 장담할 수 없는 어려움이 있다"며 재고를 요청했다. 

약업계는 "정부가 추진하려는 약가인하 대로이면 3조6천억원이 증발된다"고 지적하고 "연구개발(R&D)이 위축돼 성장 동력이 상실되고 고용 감축으로 수많은 실업자가 양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제약단체 연합회 비대위는 기자회견에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가 내년 2월 인하를 예고한 심의위원회 의결 이전에 최대한의 양보를 이끌어내겠다"며 "약가당국의 [약가개편, 제약산업 미래 포기]를 촉구했다.

이날 회견엔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한국제약협동조합 등이 참여했다.

비대위는 “정부의 이번 개편안은 제약바이오산업의 근간을 흔들어 국민 건강을 위태롭게 하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제약산업 미래 포기선언"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엔 ▶노연홍 제약바이오협회장, ▶윤웅섭 제약바이오협회 이사장, ▶조용준 한국제약협동조합 이사장, ▶류형선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장, ▶이재국 제약바이오협회 부회장, ▶이동희 의약품수출입협회 부회장, ▶김영주 종근당 대표(비대위 기획정책위원장), ▶윤성태 휴온스그룹 회장(비대위 위원), ▶윤재춘 대웅 부회장(비대위) 등 비대위 임원들이 참석했다. 

비대위는 기획정책위원회, 대외협력위원회, 국민소통위원회 등 3 개 분과를 중심으로 신속 대응 체계를 가동 중 이다. 정부측의 약가제도 개편안에 대한 문제점과 수정안을 발굴,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앞서 지난달(11월28일) 보건복지부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제네릭과 특허만료 의약품의 약가산정률을 53.55%에서 40%대로 낮추는 약가제도 개선방안을 내놨다. 이는 내년 2월 건정심을 거쳐 7월 시행될 예정이라고 밝힌바 있다.  

제약 비대위는 “정부가 약가 개선안대로 대폭 낮출 경우 기업의 R&D 투자와 고용을 위한 핵심 재원이 줄어들어 신약개발 지연, 설비 투자 축소, 글로벌 경쟁력 후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요지의 성명을 발표했었다. 

비대위는 약가기준이 40%로 낮아지면 연간 최대 약 3조6000억원의 피해가 예상된다고 추산했다. 

작년 약품비 26조8000억원에서 인하율 25.3%를 적용해 계산한 것으로 제네릭 산정 기준이 특허 만료 전 신약 가격 53.55%에서 40%로 내려갈 경우를 기준 한 것 이다.  

제네릭 약가가 낮아지면 R&D 투자 혁신 투자가 심각하게 위축돼 산업 성장동력 상실, 고용 감축 등 악순환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 이다. 

제약업계는 지난 2012년 일괄 약가인하가 추진 때 제약업계 종사자 8000여명은 장충제육관에서 '전국 제약인 생존투쟁 총 궐기대회'를 개최했는데, 당시 복지부는 약가를 평균 14% 인하하는 새로운 약가제도를 예고했었다. 

약업계 "정부안 약가 개편시 투자위축 일자리 감소 불가피"

윤웅섭 제약바이오협회 이사장은 “정부의 약가인하는 산업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문제가 노출된다”고 지적했다. 

제약바이오협회는 "제네릭 약가기준이 53.55%에서 45%로 설정되면 제네릭 최고가격이 16% 인하되는 것으로 계산된다. 개편 기준이 40%로 결정되면 53.55원이 40원으로 내려가기 때문에 종전 보다 제네릭 최고가는 인하율은 25.3%로 더 커진다. 제네릭 1개 제품의 수익률이 20% 이상 내려간다는 점에서 제약사들이 체감하는 손실은 매우 클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 2020년 7월부터(개편 약가제도)는 제네릭 급여약가는 한 가지 요건이 충족되지 않을 때마다 상한가는 15%씩 내려간다. 2개 요건 모두 충족하지 못하면 27.75% 인하되는 구조이다. 15% 인하율을 적용하면 제네릭 최고가 산정 기준 53.55%가 1개 요건 미충족시 45.52%, 2개 요건 미충족시 38.69%로 내려가는 것 이다.   

새 개편 약가제도에서는 최고가 요건 미충족시 적용되는 인하율은 15%에서 20%로 확대될 전망이다. 제네릭 산정 기준이 40%로 설정되면 기준요건 미충족 1개 제네릭은 32%, 2개 모두 미충족 제네릭은 25.9%로 산정기준이 더욱 내려간다. 

이때 최고가 요건 1개 미충족 제네릭의 약가는 현행보다 20.9% 인하되고 2개 미충족의 인하율은 25.6%가 된다. 개편 제네릭 산정 기준이 40%로 설정됐을 때 생동성시험을 수행하지 않고 다른 업체에 위탁 제조를 맡긴 제네릭은 산정 기준이 특허 만료 전 신약의 32%를 넘을 수 있다. 

현행 45.52%와 비교하면 29.7% 내려가게 되는 것 이다.  

영업이익률이 10%에도 못 미치는데, 제네릭 수익성이 30% 가량 감소하면 사업 지속성도 장담할 수 없다는 것 이다.

윤재승 제약협 이사장은 “약가제도 개편으로 일부 업체만 생존한다면 산업이 무너지게 된다. 소수의 제약사가 모든 의약품을 생산할 수 없기 때문에 공급난 우려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복지부는 추진하려는 약가제도에서 동일 제제 11번째 품목 등재시부터 퍼스트 제네릭이 산정된 약가에서 5%포인트(p)씩 감액한 약가를 부여하겠다고 제시했다. 개편 약가제도에서는 21번째보다 더욱 줄어든 11번째부터 계단형으로 제네릭 전체적으로는 낮아진 약가기준에 추가 인하 장치가 더욱 빨리 작동된다.  

현행 약가제도에서 제네릭 최고가가 53.55원일 때 21번째 제네릭은 15% 내려간 45.52원을 넘을 수 없다. 22번째와 23번째 제네릭은 각각 38.69원, 32.89원으로 내려간다. 24번째는 27.95원, 25번째는 23.76원으로 후발주자로 갈수록 약가인하액이 작아진다. 

제네릭 약가 산정기준이 40%면 개편 약가제도에서 최고가가 40원일 때 11번째와 12번째 제네릭은 계단형 약가감액 기준 5%포인트씩 낮아진 35원과 30원으로 내려가게 된다. 이때의 약가인하는 각각 12.5%, 14.3%다. 

13번째 제네릭은 5%포인트 낮아진 25원으로 떨어지는데 약가인하율은 16.7% 이다. 계단형 약가제도가 3번째 적용되는데도 현행 제도보다 약가인하율은 더욱 커지는 구조인 것 이다.  

이어 14번, 15번째 제네릭은 각각 20원, 15원으로 낮아지면서 약가인하율은 20%, 25%로 크게 확대된다. 계단형 약가제도가 5번 적용되는데도 특허만료 전 신약의 15% 수준으로 상한가가 낮아지면서 사실상 추가 제네릭 진입 동력은 상실된다. 

"인하 감내 여력없어...의약품 공급난 심화 우려"

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위탁개발생산기업(CDMO)과 비급여 의약품 비중이 높은 기업들을 제외한 국내 제약기업 100곳의 최근 3년 평균 영업이익률은 4.8%, 순이익률은 3%에 불과하다.  

노연홍 제약바이오협회장은 “영업이익률이 어려워지면 저가 필수의약품, 채산성 안맞는 의약품의 생산이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복지부는 2012년 일괄 약가인하 이후 13년 이상 50%이상 산정기준을 유지한 기등재 제네릭부터 순차적으로 개편 약가제도를 적용하는 방안을 계획 중이다. 

내년 하반기부터 3년에 걸쳐 약 3000개 품목을 조정하고 2027년 하반기부터는 45% 이상 유지된 1500개 품목을 순차적으로 인하하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제네릭 약가가 더 낮아지면 상대적으로 비싼 국내산 원료의약품의 기피가 우려된다. 국내 제약사들의 주 수익원인 제네릭 가격이 큰 폭으로 낮아지면, 원가 절감을 위해 원료의약품 비용을 줄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조용준 한국제약협동조합 이사장은 “중국, 인도산 등 저가 해외 원료 의존도가 높아지고 국내 원료의약품 자급률 저하가 심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 1999년 실거래가제도 도입후 10여 차례 약가인하가 단행됐지만 제도의 효과와 부작용, 산업 영향 등에 대한 입체적이고 종합적인 평가가 제대로 이뤄진 적이 없어 종합 진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비대위는 “복지부 추진 새 개편안 시행을 일정 기간 유예, 충분한 시간을 갖고 개선안을 도출해 줄 것을 요구한다”면서 “산업 현장 의견을 충분히 수렴할 것"을 촉구했다. 

이 같은 '상황' 대해 약업계 약가 당국에 "즉각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약업계는 이구 동성으로 “건강보험 재정 절감만을 명분으로 산업계 의견 수렴을 생략, 급격한 가격 인하를 시행하려고 한다”면서 “정책 결정 투명성도 납득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간곡히 당부한 모 제약사 대표는 "복지부는 덧뺄셈만 알고 미적분을 모른다"면서 "제내릭價의 이익은 신약개발에 투자 된다, 당국이 현 제네릭價가 세수-고용-신약 개발의 원천임을 알면서도 이를 '깡무시'하는 것은 덧뺄셈 밖에 모르는 한자릿수 머리이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