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이사장 유광하)와 대한내과의사회(회장 이정용)는 천식·COPD 등 만성호흡기질환의 악화 및 입원 부담을 줄이고 치료 성과를 높이기 위해, 의료현장에서의 교육상담을 제도적으로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서미화(더불어민주당)·김선민(조국혁신당) 의원이 주최하고,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와 대한내과의사회가 공동 주관한 ‘만성호흡기질환 교육상담료 수가 신설을 위한 정책토론회’가 12월 17일(수) 오전 10시 30분 국회의원회관 제2간담회실에서 개최됐다.

                                      (사진) 만성호흡기질환 교육상담료 수가 신설을 위한 정책토론회

이번 토론회는 2026년 국가건강검진 내 폐기능검사 도입을 앞두고, 검진 이후 환자 연계의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교육·상담 수가 신설 및 의원급 제도 개선 방안을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졌다.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유광하 이사장은 “천식과 COPD와 같은 만성호흡기질환은 조기 발견 이후의 관리가 예후를 좌우하는 대표적인 만성질환으로, 폐기능검사 도입으로 발견되는 많은 환자들을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효과적인 치료와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하지만 검사만으로 환자의 행동 변화와 치료 순응도를 충분히 이끌어내기에는 한계가 있으며, 진단 이후 환자 교육과 상담이 병행될 때 검사의 의미와 효과가 현장에서 제대로 구현될 수 있다”고 밝혔다.

만성호흡기질환 ‘검진 이후’가 성패…의료현장에서 교육·상담 제도화 필요

첫 번째 주제발표에서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최준영 교수는 ‘폐기능검사 국가건강검진 도입의 실효성 담보 차원의 교육상담료 추가 신설 필요성’을 주제로, 검진 이후 연계 공백이 ‘진단 누락’과 ‘치료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검진센터에서는 폐기능 이상 여부만 통보되고 천식·COPD 등 구체적으로 진단되지 않는다”라고 짚으며,  “검진 후 환자가 의료기관을 직접 찾아야만 환자 추적관리가 가능하다는 구조적 한계가 있어, 연계되지 못할 경우 치료 공백이 발생할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이어서 최 교수는 “국가검진으로서 폐기능검사의 실효성을 담보하려면 검진 이후 단계에서 교육·상담과 연계 시스템이 제도적으로 작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주제발표에서 김현지내과 김현지 원장은 ‘내과계 의원급 의료기관 차원에서의 교육상담료 수가 필요성’을 주제로, 의원급 현장에서 천식·COPD 환자 관리가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음에도 흡입치료 교육과 상담을 충분히 제공하기 어려운 현실을 공유했다.

김 원장은 “천식과 COPD는 일차 진료에서 적절히 관리하면 질병의 악화와 입원을 예방할 수 있는 대표적인 외래 민감성 질환”이라며, “교육·상담의 중요성이 커지는 반면에 현행 제도에서는 상담 시간과 노력이 충분히 보상되지 못해 지속적인 교육과 점검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교육·상담 수가 필요성은 공감…제도화를 위해 정부-학회 협업 필요

이어지는 패널 토론은 유광하 이사장이 좌장을 맡아 진행됐으며, 서울성모병원 이진국 교수, 강동성심병원 박용범 교수, 머니투데이 정심교 기자,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 유정민 과장,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과 임은정 과장 등이 참여해 제도 도입의 필요성과 실행 방안을 논의했다. 토론에서는 검진 이후 환자 연계 공백 최소화, 흡입기 사용 교육의 표준화, 일차의료에서 지속 가능한 상담 시간 확보를 위한 보상체계 마련이 핵심 과제로 정리됐다.

서울성모병원 이진국 교수는 천식과 COPD가 당뇨·고혈압 못지않게 사회적·경제적 부담이 크지만 인지도가 낮아 조기 관리가 미흡한 현실을 지적하며, “흡입제 치료는 효과가 입증됐지만 사용법 교육이 부족해 1차 의료기관에서 진료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학병원은 전문 인력으로 교육을 지원하지만, 1차 의료기관은 수가가 없어 헌신에 의존하고 있어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국가검진 폐기능검사 도입으로 환자가 급증할 것을 고려해 표준화된 교육·상담과 적절한 보상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동성심병원 박용범 교수는 실제 의료현장에서 겪고 있는 어려움을 언급하며, “대학병원은 이미 포화 상태로, 경증·중등도 만성호흡기질환 환자의 관리와 교육은 1차 의료기관에서 담당해야 한다”며, “따라서 교육·상담 수가 신설을 통해 개원가에서 표준화된 관리가 가능해져야 하며, 이는 악화·입원 감소와 사회경제적 부담 완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머니투데이 정심교 기자는 본인의 실제 질환 경험을 소개하며, “교육·상담 수가 부재가 흡입제 사용률 저하와 경구약 처방 증가의 주요 원인인지, 그리고 수가 도입 시 흡입제 처방이 확대될지 정부와 학회가 심도 있게 검토해야 한다”고 전했다.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과 임은정 과장은 “만성호흡기질환 환자들이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의료 현장의 요구처럼 교육·상담 수가 도입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으며, 구체적 도입 방식은 전문가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검토할 계획”이라며, “교육·상담 수가 신설을 위해 오늘 논의된 다양한 의견과 근거 기반 데이터를 종합한 실행 계획을 마련할 필요가 있으며, 학회 전문가와 면밀히 소통하면서 함께 추진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서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 유정민 과장은 “천식과 COPD 환자가 1차 의료기관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전달체계 강화와 교육·상담을 통한 진료의 질 향상은 1차 의료 활성화라는 정부의 정책 방향과도 맞닿아 있으며, 필요성에 대해서도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진찰료가 저보상되어 있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균형 조정 작업을 추진할 계획이며,  짧은 진료 관행을 개선하고 충분한 진찰을 담보할 수 있는 심층 진찰 보상 기전도 함께 검토 중”이라며, “교육·상담 수가 도입 방식은 질환별 보상 체계로 갈지, 심층 진찰 시간제 방식으로 갈지 열어두고 검토하고 있으며, 만성호흡기질환 환자가 적절한 치료법을 지속적으로 관리받을 수 있도록 보상 기전 마련에 속도를 내겠다”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유광하 이사장은 “오늘 논의의 핵심은 2026년 폐기능검사 국가검진 도입이 치료 성과로 이어지게 만드는 검진 이후 단계의 제도 설계”라며, “오늘 토론회에서 중점적으로 논의된 수가 신설에 관한 방안들이 실질적인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며, 학회 차원에서도 정부와 함께 책임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