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 사는 중증 뇌전증 환자가 갑자기 심한 전신경련발작이 발생하여서 10월 18일 오후 5시 50분에 지역 국립대병원 응급실을 방문했지만 다른 병원에 주치의가 있다고 응급진료를 받지 못했다. 이 환자는 약물 난치성 뇌전증으로 뇌전증 수술이 가능한 서울의 4차 뇌전증센터에 다니고 있었다. 

이 대학병원 응급실은 서울 병원에 다니는 환자이므로 진료하지 못하겠다고 하여서 그냥 귀가시켰다고 한다. 이게 말이 되나. 경북대병원은 뇌전증 수술을 하지 못하는 상급종합병원이다. 자기 병원의 부족함과 준비 없음은 생각하지 않고 서울의 병원에 다닌다는 이유로 지역 환자의 응급 상황을 진료 거부하는 병원이 지역 거점 대학병원으로서 자격이 있는가. 

대구 지역에는 뇌전증 수술을 할 수 있는 4차 뇌전증센터가 단 한곳도 없다. 보건복지부와 대구시의 책임도 크지만 대구 상급종합병원들의 책임이 더욱 크다. 병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없고, 지역 뇌전증 교수들의 난치성 뇌전증 치료에 대한 열의도 약하다. 서울의 중소병원 강남베드로병원을 보라. 신경과 뇌전증 전문의 1명(명예교수)은 평일 밤 10시에 퇴근하고 주말에도 환자를 진료하면서 신경외과 원장과 어려운 뇌전증 수술을 활발히 성공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대구 상종병원에는 젊은 뇌전증 교수들이 많이 있다. 중증 난치성 뇌전증 환자들이 서울로 간다고 불평하기 전에 대구에서도 뇌전증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헌신해야 한다. 

그 전에는 서울 4차 뇌전증센터에 다니는 환자들이 응급 상황에 처하면 자기 병원 환자와 같이 돌보아야 한다. 그것이 의사가 할 일이고, 지역 거점병원들이 할 일이다. 할 수 없이 필자는 그 환자에게 응급 상황이 발생하면 집에서 가까운 대구파티마병원 응급실로 가라고 권하였고 환자를 잘 부탁한다는 소견서를 써주었다. 이것을 가지고 있다가 그 병원 응급실 의사에게 보여주라고 말했다. 

지역 거점 병원의 응급실은 긴급한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진료하는 곳이지 자기 병원 환자만 보는 곳이 아니다. 만약 그렇다면 지역의 1차 의원에 다니던 환자가 응급실을 방문하면 진료하지 않을 건가. 대구에는 중증 뇌전증 환자를 수술할 수 있는 병원이 단 한 개도 없기 때문에 서울 병원에 다니는 뇌전증 환자를 차별하면 안 된다. 오히려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대통령이나 국무총리, 장관 또는 국회의원이 대구 방문 시 응급 상황이 발생하여 경북대병원 응급실을 방문해도 주치의가 서울에 있으므로 진료를 거부할 것인가? 보건복지부는 이런 지역 거점 병원들의 현장 문제를 빨리 인지하고 대처해야 한다.

수원 5세 중증 뇌전증 어린이가 당한 응급실 차별과 압력

얼마 전에 뇌전증도움전화(1670-1142)의 벨이 울렸다. 심한 전신경련발작으로 수원의 대학병원 응급실을 방문한 5살 중증 난치성 뇌전증 어린이는 다른 병원(서울대병원)을 다닌다는 이유로 응급 입원 치료를 거부하여서 할 수 없이 이 대학병원 소아신경과로 병원을 다시 옮겼다고 한다. 

응급 진료를 무기로 환자에게 차별과 압력을 가하고 있다. 수원의 이 거점 대학병원도 뇌전증 수술을 못한다. 하지만 정부 지원은 많이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서울을 포함하여 전국 지역 상급종합병원들의 뇌전증 환자들에 대한 차별과 갑질이 도를 넘고 있다. 상급을 상위로 생각하는 것 같다. 보건복지부는 이에 대한 철저한 감시와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

보건복지부의 상급종합병원 차별과 갑질의 관리, 감독이 시급하다.

보건복지부는 예산을 주고 제대로 쓰이는지 환자들이 피해를 보는지 안 보는지 감독해야 한다. 최근에는 고가 의료 장비(뇌자도검사, 뇌수술 로봇)을 지원하고 제대로 관리가 안 되고 있다. 뇌수술 로봇을 1년 동안 사용하지 않아도 경고 한번 하지 않았다. 

보건복지부 공무원은 매사에 솔선수범하여 환자의 고통을 줄여주는 노력을 해야 한다. 전국의 상급종합병원들을 감시, 교육하여 환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뇌전증이 낙후된 지역을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관리해야 한다. 한국의 의료 시스템과 정부 관리는 낙후되어 있다. 보건복지부 공무원들은 모두 환자를 자기 가족과 같이 생각하는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자. 보건복지부는 전국 상급종합병원들의 차별과 갑질을 항시 감시, 감독해야 한다. 

보건복지부 신문고를 설치하여 국민의 소리를 듣기 바란다. 전국의 상종 병원들은 정부 지원만 받지 말고 그에 걸맞게 타병원 환자를 포함하여 모든 지역 환자들의 응급 진료와 고가 장비 검사의 위탁 시행 등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국회는 서로 싸움만 하지 말고 국민들이 불편함이 없도록 이런 문제들을 감시하고 바로 잡는 건설적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것이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진정한 애국이다. *뇌전증도움전화(1670-1142)는 전국 뇌전증 환자와 가족의 어려움을 전문 상담합니다.

                                     홍승봉 교수 뇌전증지원센터장, 성대의대 신경과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