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녹십자와 유한양행이 전통 제약사에서 매출 선두를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녹십자는 미국 진출을 계기로, 2022년 3분기 이후, 3년 만에 올해 유한양행을 추월했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신약 기술료 수익의 기복으로 실적이 주춤하면서 매출 선두 자리를 녹십자에 내줬다. 

올 3분기 녹십자는 전통 제약사 가운 처음으로 연결 매출 6095억원을 실현, 5700억원의 유한ㄴ양행을 넘어서 매출 2위를 기럭 했다.

녹십자의 분기 매출이 유한양행을 넘어선 것은 2022년 3분기 이후 3년 만에 처음 이다. 

지난 2022년 3분기 녹십자는 매출 4597억원으로 유한양행을 282억원 앞선바 있다. 

2022년 4분기부터는 유한양행이 11분기 연속 전통제약사 가운데 매출 선두를 수성했다. 유한양행은 올 1분기에도 녹십자 대비 1000억원 이상 앞섰다.

녹십자 매출은 혈액제제의 미국 시장 진출 이후 크게 늘었다. 

녹십자는 지난 2023년 12월 면역글로불린제제 알리글로의 FDA 허가를 받아 처음으로 이 부문에서 미국에 진출했다. 

알리글로는 선천성 면역결핍증, 면역성 혈소판감소증과 같은 1차성 면역결핍 치료에 쓰인다. 

국내에서는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아이'라는 제품명으로 공급된다. 알리글로는 국내 기업 가운데 혈액제제을 처음으로 미국에 진출했다.

녹십자는 올 3분기 혈액제제 매출이 133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1366억원과 유사한 수준이지만 2023년 3분기의 999억원과 비교하면 2년새 33.7% 늘어난 것 이다. 

녹십자는 작년 7월 알리글로의 첫 선적을 완료, 판매에 나섰다. 지난해 2분기 녹십자 혈액제제 매출은 906원을 기록했는데, 알리글로가 출시된 3분기에는 1366억원으로 50.8% 확대됐다. 4분기엔 1617억원으로 상승했다. 올해 1분기에는 1272억원, 2분기에는 1520억원을 기록했다.

녹십자의 올 3분기 자회사 매출은 1798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934억원보다 92.5% 확대됐다. 지씨셀, 녹십자엠에스, 녹십자웰빙 등이 안정적인 수익을 실현했다.

미국의 자회사 ABO플라즈마도 녹십자 실적에 힘을 보탰다. ABO플라즈마는 녹십자가 올해 1월 인수한 미국 소재 혈액원으로 인수 직후 ABO홀딩스에서 ABO플라즈마로 변경됐다. 

녹십자는 1380억원을 들여 ABO플라즈마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 ABO플라즈마는 캘리포니아에 위치하고 있으며, 뉴저지-유타-캘리포니아 등에 혈액원을 운영하고 있다. ABO플라즈마는 상반기 매출 223억원을 실현했다.

유한양행도 약진하고 있다.  

유한양행의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5700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4.8% 감소했다. 유한양행은 올 1분기와 2분기에는 녹십자 매출을 각각 1078억원, 787억원의 격차로 여유 있게 앞섰지만, 녹십자에 1위를 내줬다.

유한양행은 3분기 매출에서 기술료 수익 효과가 발생했다. 지난해 3분기 982억원의 기술료수익을 기록했지만 올해 3분기에는 43억원에 지나지 않았 감소했다.

유한양행은 작년 렉라자의 FDA 허가로 얀센바이오테크로 부터 렉라자의 기술료 6000만달러(약 800억원)를 받았다. FDA는 작년 8월 렉라자를 리브리반트와의 병용요법으로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엑손 19 결실 또는 엑손 21 L858R 치환 변이가 확인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NSCLC) 성인 환자의 1차 치료제로 승인했다.

렉라자는 비소세포암 치료제로 2021년 1월 국내신약 31호로 허가 받있다. 

유한양행은 지난 2018년 11월 얀센바이오테크에 렉라자를 기술수출한 이후 6년 만에 미국 시장 관문을 통과했다.

유한양행은 신약 기술수출을 성사시킨 2018년 이후 '기술료 수익'을 확보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2018년 7월 미국 스파인바이오파마에 퇴행성디스크질환 치료제 YH14618을 기술 이전했다. 계약금 65만달러를 수령했고 개발-허가 및 매출에 따른 단계별 마일스톤으로 2억1750만달러를 보장받았다.

유한은 2018년 11월 얀센바이오테크에 항암제 렉라자를 기술수출했다. 

반환의무 없는 계약금 5000만달러를 포함한 총 계약 규모는 최대 12억500만달러. 2019년 1월에는 길리어드사이언스와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를 위한 2가지 약물표적에 작용하는 신약후보물질의 라이선스 및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 1500만달러 수령, 개발-허가 및 매출에 따른 단계별 마일스톤으로 7억7700만달러를 받기로 했다.

2020년 8월엔 미국 프로세사파마수티컬과 기능성 위장관 질환 치료후보물질 YH12852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유한양행은 반환의무가 없는 계약금 200만달러를 주식으로 수령했다.

유한양행은 2020년 11월 렉라자 임상시험의 피험자 모집 시작으로 마일스톤 6500만달러를 확보했다. 이후 임상시험을 완료, 작년 FDA 허가를 획득, 추가 기술료 6000만달러가 받았다. 

유한양행은 올 5월 렉라자의 일본 상업화로 1500만달러를 추가로 수령했고 지난달에는 중국 상업화 개시 마일스톤 4500만달러(690억원)을 각각 확보했다. 

또 작년말 유럽에서 렉라자를 승인받으면서 추가 기술료 3000만달러를 확보했다. 유한양행은 2019년부터 2025년 3분기까지 7년간 기술료 총 3897억원을 받았다.

유한양행은 작년 처음으로 전통제약사 가운데 처음으로 연 매출 2조원을 돌파했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1조6406억원으로 녹십자에 1470억원 앞섰다.

2021년 3분기 녹십자는 4657억원의 매출로 7년만에 유한양행을 추월했다. 2022년 4분기까지 매 분기 매출 선두가 바뀌었다. 

올해 3분기엔 녹십자가 3년 만에 유한양행 매출을 넘어서는 등 최근 5년 동안 전통제약사 매출 선두 자리는 7차례나 주고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