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의료 인공지능(AI) 업체간의 매출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루닛'은 매출의 대부분을 해외에서, '뷰노' 매출은 내수 시장에 집중됐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루닛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54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2023년) 보다 116% 증가한 것 이다. 지난해 총 매출 가운데 해외부문이 478억원으로, 루닛은 작년 한 해 매출의 88%를 해외에서 벌어들였다.

같은 기간 뷰노의 매출은 259억원으로 전년보다 95% 증가했다. 이 가운데 해외 매출은 7억9600만원에 불과했다. 루닛과 대조를 보였다. 

루닛과 뷰노는 2010년대 초중반 설립해 2021년 전후 상장한 1세대 의료 AI 업체들 이다.

루닛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출신 6명이 2013년 8월공동 설립한 AI 의료 업체로,  초기 의류 AI를 주 사업으로 영위했으나 회사를 키우는 과정에서 의료 AI 기업으로 사업 영역을 변경했다.

뷰노는 삼성종합기술원에서 AI 연구를 하던 연구원 3명이 2014년 12월 창업했다.

딥러닝 기술을 이용해 폐 질환을 조기에 진단하는 국내 의료 IT 분야에 딥러닝을 도입하고 국내 1호 AI 의료기기를 허가받으면서 주목을 받았다.

설립은 루닛이 일 년가량 빨랐지만 뷰노는 먼저 기업공개(IPO)했다. 

뷰노는 2021년 2월 기술특례제도로 코스닥에 입성했다. 루닛은 이듬해 7월 기술특례제도로 상장했다.

루닛은 처음부터 GE헬스케어, 필립스, 후지필름, 홀로직 등 글로벌 의료기기 장비 업체와 파트너십을 맺고 글로벌망 구축에 총력전을 폈다.

반면 뷰노는 내수에 집중했다. 뷰노는 AI 기반 심정지 예측 의료기기 '뷰노메드 딥카스'를 국내 상급종합병원에 유통하는 방식으로 의료 AI 시장을 공략했다. 

딥카스는 생체 활력 징후 데이터를 활용해 환자의 24시간 내 심정지 발생 위험도를 제시하는 생체신호 전달 제품이다.

▲자료:금융감독원. 

루닛은 글로벌 영업망을 기반으로 외형성장을 해외에 주력했다. 

루닛은 2020년 연결기준 매출이 14억원이었는데 2021년 66억원, 2022년 139억원, 2023년 251억원으로 급성장 했다. 5년 사이 외형이 40배 키운 것이다.

루닛은 지난해 5월 뉴질랜드 볼파라 헬스 테크놀로지를 인수, 미국 시장 진출 기반까지 갖췄다. 루닛의 볼파라는 현재 미국에 2000여개 이상 의료기관에 유방암 검진 관련 소프트웨어를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영업손실도 크게 증가했다. 루닛은 지난해 연결기준 67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전년 대비 적자 폭이 254억원 이상 확대됐다. 루닛의 영업손실은 2010년 210억원에서 2021년 457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뷰노는 같은 기간 매출이 완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뷰노 매출은 2020년 13억원에서 2021년 23억원, 2022년 83억원, 2023년 133억원으로 커졌다. 뷰노는 지난해 연결매출 259억원을 올렸다.

이 기간 뷰노는 손실 폭을 줄였다. 뷰노는 2021년 178억원의 영업적자를 낸 뒤 이듬핸 적자폭을 약 20억원 줄였다. 2023년 비슷한 수준의 영업적자를 냈지만 지난해 영업적자 124억원을 내며 적자 폭은 33억원가량 줄였다.

이들의 시가총액은 루닛이 뷰노보다 약 6배 더 크다. 22일 종가 기준 루닛 시가총액은 1조5744억원, 코스닥 26위 이다. 같은 기간 뷰노의 시총은 2667억원으로, 코스닥 270위 이다.

상장 시점을 기준으로 루닛과 뷰노의 기업가치 격차는 728억원에 불과했다. 

상장 당일 뷰노의 시가총액은 3480억원, 루닛의 시총은 4208억원으로 3년 사이 두 기업의 격차는 17배 이상 확대된 것이다.

한편 루닛 주가가 13만4942원까지 치솟으면서 양사 기업가치 차이가 네 배 이상으로 벌어졌다. 

2023년 9월 15일 기준 루닛 시가총액은 2조7672억원, 뷰노는 5941억원을 차이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