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일 정부가 발표한 2,000멍 의사 증원을 포함한 필수의료패키지 정책은 한마디로 대한민국의 필수의료와 지방의료 붕괴를 촉진시키는 정책으로 의사들의 희생으로 유지되고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한민국 의료 체계의 근간을 흔드는 의료붕괴 패키지다.

의료접근성, 연간 의료이용건수, 의료기관수, 병상수, 진료대기시간 등 거의 모든 보건의료지표가 OECD 국가 중 최상위 임에도 불구하고 단지, 인구 천명당 의사 숫자가 조금 적다는 이유만으로 국가별 의료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현 의대 정원의 65%에 해당하는 2,000명 증원을 발표했다.

10년 전에 비해 의사수가 30% 정도 증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필수의료와 지역의료의 문제점은 더욱 심각해졌다. 이는 의사 숫자가 늘어난다고 필수의료와 지역의료가 살아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응급실 뺑뺑이, 필수의료진 부족, 지역의사 부족등 은 당장 해결해야할 문제지 10년 뒤에 해결할 것은 절대 아니다.

의사들이 필수의료를 지원하지 않는 근본적인 이유는 시장을 왜곡하고 있는 저수가와 과도한 민·형사 소송 때문이다.

내시경 수가가 영국의 14분의 1, 인도의 4분의 1 등 터무니없는 저수가로 비급여 진료, 주차장, 장례식장 등으로 적자를 보존하는 수가 구조의 개선과, 과도한 형사소송을 줄여주는 의료사고특례법 제정 없이는 아무리 의사숫자가 늘어난들 필수의료는 살아날 수 없을 것이다.

의대 교육 인력과 시설 상황 등을 고려하지 않고 학교별  의대 수요 조사라는 듣도 보도 못한 해괴한 방법으로  현 입학 정원의 65프로가 넘는 2,000명이나 되는 급격한  의사 증원을 하겠다는데, 이렇게 되면 제대로 된 교육이 불가능하기에 교육 질 저하로 이어져 국민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쳐 피해는 환자들에게 돌아갈 것이며 또한 우수 이공계 자원의 의대 쏠림 현상으로 국가경쟁력 저하를 초래할 것이다. 오직 학원가를 포함한 사교육 시장만 활성화될 뿐이다.

보건복지부가 의사 2,000명 증원의 근거로 인용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연구 결과는 데이터 인용의 오류로 부적절하다고 이미 알려져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하고 부적절한 연구 결과를 근거로 2,000명 증원을 몰아붙이고 있다.

28차례에 걸친 보건복지부와 의협의 의료현안협의체에서 의사 정원 증원 문제가 제대로 논의되지 않았다. 심지어 의협이 보건복지부에 밤샘 끝장 토론을 제안했음에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마치 충분한 논의를 한 것처럼 언론 플레이를 하고 있다.

의사 파업은 영국, 프랑스처럼 민주주의가 발달한 나라일수록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의사들의 파업이 다른 직종과 마찬가지로 당연한 국민의 기본권으로 인정하며  유럽은 의사 파업이 벌어져도 의사들을 구속하거나 면허를 취소하는 등 국민기본권을 침해하는 초헌법적 사태는 없다.

정부는 업무개시명령 위반으로 처벌하겠다고 공문까지 보내 협박하고 있다.

정부의 무모한 의료정책에  맞서 의사들의  당연한 기본권 행사에 형사처벌과 면허취소 협박을 하는 정권의 형태는 수십년 전 유신독재 때 긴급조치와 전두환 군사 정권과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경상남도 의사회 전 회원은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을 포함한 필수의료패키지 정책을 원점에서 재논의 하기를 요구하며, 우리의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및 전공의, 학생들과 함께 끝까지 투쟁할 것이며 다가오는 4월 총선에서 표로서 응징할 것이다

2024. 1. 25

경상남도의사회 회장 최 성 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