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가 코로나 백신 승인에서 유효성과 안전성 평가 못지않케 '과정'의 투명성도 중요시해야 한다".

17일 이화여대 생명의료법연구소와 한국법제연구원 주최로 온라인 개최된 '2020 국제 컨퍼런스'에서 페트리시아 제틀러 교수(Patricia Zettler, Ohio state university moritz college of law)는  [COVID-19 백신과 FDA의 긴급 사용승인]을 주제로 한  강의에서 이 같이 지적했다.

제틀러 교수는 “백신 시판을 위해서는  FDA의 승인을 획득해야 하는데, 윤리적으로 임상을 사람에게 적용해도 괜찮다는 근거들이 필요하다. 물리적으로 안전하지 않고 효과적이지 않은 제품들의 시판을 막는데 FDA가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과정은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다른 치료법이 없는 환자들은 이 약품을 빨리 사용하길 원한다. 이에 제정된 것이 FDA의 사전승인 제도 중 하나인 긴급사용승인 제도다”라고 설명했다.

미국 보건당국은 1970년대 이후 조기승인 제도를 통과시켰다. 2018년에는 새로운 승인 경로(approval pathway)를 만들었다. 2004년부터는 미국 의회가 연방법에 따라 긴급사용승인 권한을 가지고 있어, 승인 요구를 FDA에 직접적으로 할 수도 있다.

제틀러 교수는 “이에서 FDA는 아주 어려운 업무를 맡게 된다. 코로나-19 백신의 경우, 백신이 효과가 있느냐를 파악하면서, 동시에 긴급사용승인을 포함한 사전 승인을 내주지 않을 경우 연구가 느려질 수 있다는 위험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FDA도 정부기관이어서 백악관을 비롯, 산업계에서도 압박을 받을 수 있다. 규제당국으로서 여러 이해관계가 상충될 때 '밸런스' 역할을 해줘야 한다. 이에 긴급사용의 승인은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제틀러 교수

제틀러 교수는 "코로나-19 백신의 긴급사용승인 ‘투명성’을 주요하게 여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모더나, 화이자가 백신에 고무적인 '결과'를 보였다. 그러나 아직은 보도 자료 의존 데이터밖에 없다. 이들이 잘못됐다는 건 아니지만, 보도 자료가 실제 결과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있기 때문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긴급승인은 표준적 경로 승인과는 절차가 다르다. 특히 유효성-안전성이 일부 입증되지 않을 수도 있다. 당국은 대중에 이를 잘 이해시켜야 한다. 투명성이야 말로 대중이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라고 지적했다.

FDA는 지난 10월 27일 자문위를 새롭게 구성, 외부전문가들을 소집해 승인해야 하는 약물들에 대해 외부 자문을 받은 바 있다.

이 내용들은 웹 사이트에 공개해 대중들이 자유롭게 볼 수 있다. FDA의 행보는 전문가의 자문을 얻기 위함도 있지만, 모든 절차를 대중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제틀러 교수는 “최근 미국 정부는 긴급사용승인 제도에 대해 권고안을 냈다. 반드시 충족해야 하는 긴급사용승인 사전 요건들 외에도, FDA가 추가적으로 요건을 달 수 있는 부분을 허용하고 있다. 단, FDA의 관할권에서만 결정할 것"을 권고했다고 말했다.

또 “그 외 긴급사용 승인에선 메커니즘을 만들어 데이터 수집 기틀을 만들어야 한다, 환자 특성 차이, 상품성, 접근성 등에 대한 정리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체틀러 교수는 “FDA는 기본 승인 제도에선 시판 후 감독을 어려워한다. 이는 시판하게 되면 관리감독이 굉장히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긴급사용승인의 철회도 보장하고 있기 때문에 관리감독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화이자-모더나 발표 들을 보고 FDA는 긴급사용 승인을 내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가급적이면 빠르고 효율적으로 자문위를 통해 현명한 결정을 내릴 수 있으면 좋겠다. 그렇게 된다면 근거기반 자료를 다른 사람들이 살펴보고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