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고혈압 치료물질 발사르탄에 발암물질 NDMA(N-니트로소디메틸아민) 검출.

유럽식약청(EMA)은 지난 5일 이 같은 요지의 발표를 했다. 우리 식약처도 같은 날 국내 판매되고 발사르탄 함유 고혈압 의약품에 대해 판매금지 조치를 취했다.<이 기사는 사이언스엠디뉴스 오프라인 7월 18일자에 게재될 사실 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 발사르탄을 수출한 중국의 제지앙 화하이사(社)는 ‘문제’를 직접 알려주지 않음으로써, 거래에서 우리가 어떤 대접을 받는지가 확인됐다.

NDMA는 WHO(세계보건기구)와 IARC(국제 암연구소)에서 ”사람에게서 발암물질로 작용할 가능성 있는 것으로 분류하는 등급 '2A'에 속해 있다.
 
EMA 발표 후 우리 식약처는 82개사 219품목에 대해 '잠정 판매중지 및 제조중지 의약품 제품 목록'을 공개한데 이어, 현장조사를 했고 9일에는 ”이 원료를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 104개 품목(46개 업체)은 판매중지-제조중지 에서 제외 한다“고 밝혀 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미국 FDA(식품의약국)는 EMA 발표 후 1주일 만인 13일 발암가능성 물질이 든 고혈압약 의 회수에 나섰다.

FDA는 "미국서 판매되는 발사르탄 함유 고혈압 약을 평가, 그 중 일부가 안전기준에 미달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현재 회수 품목들의 NDMA 함유량과 복용 환자에 대한 영향 등을 평가하고 있다.

 EMA, 5일 2급 ‘NDMA’ 검출 밝혀... 우리 식약처는 발표 후 알아
국내 제약사 82곳 ‘주성분’으로 수입 고혈압치료제 219품목 생산 

발사르탄은 노바티스가 개발, 고혈압과 심부전 치료에 널리 사용되던 '디오반정', '코디오반정'의 주성분 이다. 또 발사르탄은 암로디핀과 복합 고혈압약 엑스포지정의 핵심성분이기도 하다.

디오반정은 2011년 11월에 특허 만료, 엑스포지정은 2013년 10월 만료됐다. 이후 국내 제약사 100여 곳이 다투어 제네릭을 출시했다.

문제가 되는 국내 제품들은 모두 오리지널약인 디오반정, 코디오반정, 엑스포지정의 제네릭으로 원료 의약품을 중국 화하이 에서 공급받아 제조한 의약품들 이다.
 
앞에서도 지적 했지만, 우리가 이를 알게된 경로-과정도 문제다. 즉, 우리 식약처는 EMA의 7월 5일자 보도자료를 보고 알았다는 점이다. 이는 EMA가 화하이사로 부터 보고받았다는 이야기가 된다.

국민건강에 심각한 위해(危害)를 끼칠 사안임에도 주요 수입국인 대한민국의  식약처는 제조사인 화하이로 부터 직접 통보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다.

제조소 관련 규정에 원료의약품에 심각한 문제가 발견됐을 때 즉시 식약처에 보고하도록 하는 규정이 있었을 것 이다. 없다면, 우리 식약처가 심각한 직무유기인 것이다.

EMA는 보도자료 에서 “NDMA 검출은 예기치 않은, 발사르탄 제조공정의 변화와 관련된 것으로 생각된다”고 했다. 이 무렵 FiercePharma(의약품관련 전문지)는 “화하이가 상하이 주식시장 기업공시를 통해, 새 도입 제조공정에 대해 관련국의 동의를 받았고, 검출된 NDMA 양은 극미량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는 우리나라의 식약처도 화하이로 부터 제조공정 변경에 동의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 대목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우리 식약처가 화하이의 제조공정 변경에 동의했다면, 어떠한 과정-근거로 동의했는지”를 공개해야 할 것 이다.

발사르탄, 노바티스에서 개발 고혈압-심부전 치료제에 널리 사용

의약품, 식품 처럼 주성분 수입국명 포장재 등 표기(괄호) 바람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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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소(화하이社)가 원료의약품의 제조공정을 변경한 경우 즉시 수입국의 제약사-식약처에 알려야 한다는 규정을 두지 않았다면, 우리 식약처는 이중의 직무유기를 한 것이 된다.

 
이런 문제들은 오는 가을 정기국회서 여야를 불문, 심각하게 다뤄야 한다. 실제로 민주당의 전혜숙 의원이 “의약품도 식품처럼, 주요 성분의 원산지를 표기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법안 발의를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는 건 다행스럽다.

이에 대해 식약처는 “의약품은 주성분과 기타 부형제의 상호작용으로 특정의 효과가 ‘달성’되는 만큼, 식품처럼 각각의 첨가물에 원산지를 표기하는 나라는 아직 없다”며 난색을 표하면서 사실상 거부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본지는 “다른 나라에 없다면 우리가 만들면 된다”고 본다. “선진국이 안하니까, 할필요가 없다”면 바로 무사 안일주의가 되는 것 이다.
 
세계를 놀라게한 이번 중국산 발사르탄 원료의약품 에서의 발암 가능성 물질 검출. 이는 당연히 원료의약품 제조사인 화하이의 책임이 제일 크다.
 
하지만 이 문제는 중국의 발사르탄 공급업체가 제조공정을 변경하고, 발사르탄 에서 NDMA 물질이 검출되는 과정까지 해당 업체를 감시할 책임과 권리(권한)가 있는 대한민국의 식약처가 현지와의 더 많은 교류, 관리-감독을 더 철저히 했드라면 예방도 가능했을 것 이다.
 
본지는 식약처에 뒷북이라도 더 힘차게 쳐서, 모르고 있는 국민(환자)에게 ‘문제’를 알려주어야 할 것으로 본다.

또 의료계-약사(회)가 이 문제와 관련, 대체조제-리베이트를 거론하면서 ‘충돌’하고 있는데, 이는 본질이 아닌 이해(利害) 다툼이라는 점에서 바림직하지 못한 것으로 본다.
 

▶5일 첫조치 내용